새로운 일터에서는 매주마다 TIL스러운 일기를 남기고 있다. 처음엔 참 쓸 것도 많고 한장 한장 늘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 18주가 넘어가니 슬슬 회사에선 익숙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신규 msa 서비스 일정이 다가오고 있어서 새로운 지식을 접할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개발 관련 글을 올릴 때는 항상 세상에 잘 없는 내용만 쓰려고 하고 일기를 쓸 때는 과한 내용이 없는지 검열을 철저히 하다보니 점점 블로그도 일처럼 느껴지고 있다.
운동도 1일1회 가벼운 warmup 이라도 꼭 하려는 무거운 책임감 같은 것이 생겼다. 내 몸에 관리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활동이다. 이제 부모님을 볼 때면 늙으면 저렇게 변하는구나 싶고 앞으로 몇년을 더 함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이러한 모습은 앞으로 뭐 하고 살까 막막했던 10년 전의 내가 바라던 성숙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비록 오늘 하루 재미있지 않고, 맡은 바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몸이 늙어감을 실감할 지언정. 오늘 내가 무엇을 하였다고, 이것이 더 좋은 판단이라고, 앞으로 나는 어떠할 것이라고, 이제는 내가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그 때의 나보다 몸은 안 좋을지라도 마음만큼은 더 강력해졌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스스로 믿는다. 신기하게도 이 믿음은 만들려고 해서 만든 것도 아니고 흔들릴 것 같아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저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마치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처럼, 그렇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