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공백 8개월 간 있었던 일 - 이직
블로그를 쓰는건 굉장히 오랫만입니다. 글을 올리지 않은 그 기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특히 이직한 경험에 대해 블로그를 쓰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글쓰기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면 이제는 좋은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2022년에 접어들며 회사에선 시장 가치가 높은 동료들이 나가는 것을 보고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cold call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내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게 되어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이전부터 CS는 비전공자인 저의 약점이었습니다. 이를 알고 오랫동안 틈틈히 공부해왔고 그 결과를 블로그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은 바, CS 내용에 대해 시장에선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MLOps, ML Product 개발자에 가깝기 때문에 BE 개발자보단 CS 중요도가 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굳이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진 현재입니다.
이력서는 시중에 오픈된 샘플을 참조해 여러번 수정을 거쳐 리쿠르터의 관심을 충분히 끌었습니다. 반면 면접 결과는 다소 아쉬웠고 마음을 힘들게 했습니다. 10개 중에 1개만 합격하면 된다고 끝까지 버틴 것 같습니다. 추후에 면접에 관련된 사항을 자세하게 글 남기려고 합니다.
내가 개발자로 일하는 현재 삶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와 개발자라는 업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 이전에도 나의 삶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좋은 회사, 동료, 환경을 바라보며 모든 리소스를 단 한가지에 모두 걸었습니다. 이제는 개발자로서의 성장보다는 사람으로서의 성장이 더 중요합니다. backend engineer보다는 life engineer가 되는 것이 이 세상을 사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습니다.
합격 후 잠시 쉬는 기간을 마련해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라산 등반 영상을 보고 단순히 나도 가고 싶었습니다. 바보같이 성판악-시라오름-관음사 코스로 다녀 10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몸이 힘들다기보다는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가려진 본심이 나온다고 합니다. 제 본모습은 걱정보단 훨씬 좋았지만 기대보단 멋이 없었습니다. 응원보단 낙담에 가까운 저의 모습을 관찰하며 자꾸 핑계를 대려하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아직도 핑계와 체면치레가 많이 남아있구나를 깨닫습니다.
20살, 대입 수능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아 우울한 마음을 한강 트래킹으로 달래곤 했습니다. 근 10년만에 똑같은 코스에 들어서자 그 때의 감정이 똑같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나라는 사람은 똑같았습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마음은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오직 달라진 것은 그 마음을 다루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삶의 모든 것은 레버리지할 대상이라고 믿어보려합니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위기조차 기회로 만들 수 있듯이, 과하게 겁을 먹고 물러서는게 아닐지 스스로 돌아보고 내린 결심입니다.